이책은, 우리나라에서는 절판된 작품이다.그래서 인터넷에 떠도는 화일을 통해서 읽었는데, 잔잔하면서도 매력적이다.
결국 혈연은 통한다인가..
가족이라는 것은 눈빛만 봐도 서로의 기분상태를 알수 있다고 하듯이.
마찬가지로 이 책의 내용도 이모이자, 친언니 유키노와 동생 야요이, 그리고 피는 섞이지 않았지만, 현재 가족인 야요이의 동생 데츠오의 마음들이 잘 나타나있는 소설이다. 짧은 시간안에 읽을수 있는 작은 책이기도 하고.
이 책을 읽으면서, 우연찮게 든 생각이 있다.
내가 지금 서있는 인생의 이 자리는, 결코 현재만 있는게 아니란 것을.
과거를 통해 하나씩 하나씩 쌓아온 무언가가 나를 이렇게 만들어 놓은 것이란걸.
그래서 결코 뗄레야 뗄수도 없고,
결코 부인하려고 해도 부인할수 없는 현재의 인생이란걸.
그리고 그걸, 받아들이고 수긍하면서, 내일을 본다면,
나는 좀 더 평온해질수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
이 책에서 야요이가 자신이 행하는 행동들도, 다 과거와 연결되어 있듯이.
필사적으로 울음을 참고 있는 게 틀림없다고 나는 생각했다.
돌아가신 할아버지가 제일 염려하셨던 것은 혼자 사는 저 이모로,
그녀는 할아버지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았었다.
할아버지 댁은 이모네 집 근처여서 자주 왔다갔다 했을 거라고, 어린 나는 그 정도밖에 알지 못했지만, 말없이 서서 밤을 밝히는 이모의 모습을 보고 있으려니 나한테까지 그 슬픔의 깊이가 전해져 오는 것만 같았다.
그렇다. 나는 이모를 유난히 잘 이해할 수 있었다. 쓸데없는 말은 하지 않는 이모의 몸짓이며 시선, 고개를 숙이는 동작 하나로도 왠지 나에게는 지금 이모가 기뻐하고 있는지, 따분해 하고 있는지, 화를 내고 있는지가 전해져 왔다.
엄마나 다른 친척들이 "쟨 대체 뭘 생각하고 있는지 도통 모르겠어."라며 정 떨어진 듯 얘기할 때, 나는 어린 마음에도 늘 이상하게 생각되었다.
어째서 다른 사람들은 모르는 걸까? 어째서 나한테는 이렇게 이해가 잘되는 걸까?
줄곧 이모 혼자 살던 그집에 내가 머문것은 아주 잠깐 동안이었다.
훗날 생각하니 그것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소중한 시간이었다.
문득 추억이 떠오르면 야릇한 감상에 사로잡힌다. 어느새 부륵 다가든 환상처럼 그 나날들을 바깥세상을 상실하고 있다. 이모와 둘이서 보낸 투명한 시간을 나는 안타깝게 느낀다.
우연이 낳은 시간의 틈새에 놓인 공간을 함께 한것은 행운이었다.
괜찮아.
끝나야 비로소 가치가 있는것이고, 앞으로 나아가야 비로소 인생이 길게 느껴지는 법이니까.
이글루스 가든 - 2주일에 책 한 권씩 읽기














덧글
그렇죠. 저도 나름대로는 바나나 소설 괜찮다고 생각하지만, 역시나 전, 에쿠니 가오리랄까요.
따뜻하고 슬픈이야기. 우리나라 여성작가 중엔 공지영씨가 있다고 보지만, 공지영씨는 역시나 가끔 너무 현실적이고도 슬퍼서 손이 잘 안가집니다..
목성인_Pboy/
쿠하하핫. 목성인도 바나나우유에 맛들이셨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