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을 사이에 두고 만나는 남자와 여자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책을 말하다

내게 베스트셀러는 별 의미가 없다. 그저 읽고 싶은대로 읽다보면 베스트셀러였던 책도 만나고,
혹은 내가 읽은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기도 하고..

공지영작품을 내가 처음 쥔 것은 <수도원 기행>이었다.
유명하다던, 영화화 되기로도 유명한 공지영씨의 작품들은 별로 내 손을 거치지 못했다.
그러고 보면 책에도 연이 있는것인지는 모르겠다만...

이 책은 하루만에 다 읽어버렸던 책이다.
문체가 쉬워서 그렇기도 하고, 삶을 바라보는 남과 여의 대화가 재미있기도 하고.

사형수인 윤수와 자살을 기도하는 유정.
유정은 상처를 끌어안고 살기엔 너무 힘이들어 자살을 계속 시도하고,
생계형 살인을 저지른 윤수는 세상에게 받은 상처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죽고 싶어하는 자와 죽을날을 기다리는 자의 만남은 언제나 그렇듯 죽음이라는 것을 인식하고서야 진실을 드러내는 법인가보다.

마지막이 되어서야 모두 용서하고, 용서받은 우리들,
죽음으로써 삶이 완성이 되는 것이 아니라, 용서받고 화해하며 사랑으로써 삶이 완성되는 것이라는 걸 보여준 이 소설은 그저 뻔한 스토리임에도 대화와 대화로써 이어지는 삶에 대한 진지한 자세가 책을 놓지 못하게 만드는 이유가 아닐까 생각했다.

아, 그리고 간간히 들어있는 짧은 명언이나 문구들은 역시 가슴을 저리게 만든다..

사형제도는 그 벌을 당하는 자들 이외의 사람들에게는 있으나 마나 한 제도이다. 정신적으로 수개월 내지 수년 동안 육체적으로 생명이 다하지 않는 제 몸뚱이가 둘로 잘리는 절망적이고도 잔인한 시간동안 그 형벌을 당하는 사형수에게만 의미가 있는 것이다.
다른 품위라고는 아무것도 없으니, 오직 진실이라는 품위라도
회복할 수 있도록 이 형벌을 제 이름으로 불러서 그것이 본질적으로
어떤지 인정하자. 사형의 본질은 복수라는 것을.

- 알베르 까뮈, <단두대에 대한 성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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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나미 2007/06/20 00:37 #

    사형수042가 생각납니다.
    다른 스타일이지만 사형수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어요.
    다만 픽션이라서 아쉬울 뿐.
    그래서 현실을 잘 반영했다고 하긴 어렵지만.
  • 저공비행사 2007/06/21 16:16 #

    나미/ 사형수042라.. 저는 처음들어보는 제목이네요. ^^
    흔히들 이 책을 영화 "데스맨 워킹"인가? 그 영화로 많이들 비교하시는것 같더라구요.
    그런데 왠지 저는 그 영화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더군요..
    '인생에 있어서 상처를 위로해 줄 누군가가는 꼭 필요하다' 라는 생각이 더욱 들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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