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연병장에서 작업하다가 여전히 병원 가운을 입은 채 훈련을 받고 있는 상이군인들을 봤어요. 불이 나고, 폭탄이 떨어지는 상황처럼 꾸며놓은 가운데 전쟁터로 음식을 운반하는 훈련을 하고 있더군요. 마쓰무라 하사님도 거기 있었고요. 전부 마지못해 질질 끌려다니는 듯 보였어요. 그걸 보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만약 우리나라가 계속 어린 학생들을 징집하고 채 다 낫지도 않은 군인들마저 전챙터로 내몰고 있다면, 만약 그렇다면 이번 전쟁에서 이긴다는 희망은 없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 말이에요. 그렇게 되면 오빠는 아무 쓸모 없이 자기 목숨을 버리는 셈이 되잖아요." - 42
모여 있던 아이들이 나를 피해서 하나 둘 뿔뿔이 흩어져버렸다. 마치 내가 몹시 나쁜 전염병을 옮기기라도 할 것처럼.
'만약 쟤들도 나처럼 힘든 일을 경험했다면 남들에게 좀더 동정심을 가질 거야'
'저 아이들은 세상을 너무 모르는 거야!'
이런 생각이 들자 주르르 눈물이 쏟아졌다. - 194
역으로 가는 내내 가슴이 울렁거리면서 행복이 가득 차올랐다. 나도 이제 친구가 생겼기 때문이었다. 아니 그것보다도 드디어 아저씨가 거의 정상적으로 말을 하게 되었기 때문이었다. 나는 언니에게도 얼른 이 이야기를 해주고 싶어 안달이 났다. 아버지의 말이 옳았다. 천천히 말해주기만 하면 말을 더듬는 사람들도 그것을 극복하게 된다고 일러준 아버지의 말이. - 203
미국에서 처음 이 책을 출판하게 되었을 때, 작가인 한 친구가 저자에게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당신도 이제 작가가 되었으니 다른 작가들과 경쟁하게 되었군요"
그러자 저자인 요코 씨는 "아니, 나는 더이상 누구와도, 어떤 걸 가지고도 경쟁하지 않을 겁니다"라고 대답하면서 이렇게 덧붙였답니다.
"나는 어린 시절에 이미 삶과 죽음에 맞서 싸웠습니다. 그리고 그 싸움에서 이겼습니다" - 294








덧글
'반딧불의 묘'를 보고 아무런 감흥이 없듯이 말이지요..
최근에 본 이오지마에서 온 편지랑 아버지의 깃발도 마찬가지였던 것 같습니다.
너털도사/ 아 그러셨군요. 저도 어떤 영화에서는 너무 국가주의적인 성향이 보이는것 같아서 그런 영화는 별로 감흥이 없더라구요. 하지만 글쎼요. 요코이야기는 좀 마음이 달라지더군요. :)
자그니/ 멋진말이네요. 역사속 개인은 항상 희생자에 가깝다는 말. 그래서 제맘이 달라졌는지도 모르겠어요.